 |
 |
|
|
|
| NAME |
조상현 |
|
| SUBJECT |
웃음 - 오쇼라즈니쉬의 <배꼽>에서 |
|
|
세명의 수도승이 있었다. 그들의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 그들은 이름뿐 아니라 자신들에 관해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저 ‘웃는 세 수도승’ 이라고만 알려졌다.
그들이 하는 일이란 오직 하나였다. 그들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붐비는 저잣거리 한복판에 서서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리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들을 구경했다. 그들은 온몸으로 웃었다. 아니, 그들 존재 자체가 웃음인 것이다 그리고는 세 수도승은 다른 마을로 떠났다. 사람들은 모두 그들 세 수도승을 무척 사랑하였다. 웃음 자체가 그들의 사명이요 가르침이요 메시지였다. 그들은 어떠한 가르침도 펴지 않았다. 오직 이같은 상황을 만들고 다닐 뿐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웃는 세 수도승’이란 별명으로 온 나라에 알려졌다. 온 나라 사람들이 그들을 사랑하고 존경하였다. 어느 누구도 이제껏 그런 식으로 가르침을 편 적이 없었다. 삶이란 가장 큰 웃음이다. 그밖에 아무것도 없다고 그들은 말하고 있었다. 그들의 웃음은 웃음 자체였고, 우주적인 농담이었다. 그들은 어떤 말도 사용함이 없이 온 나라를 기쁘게 하였다.
어느덧 그들도 늙어 세 사람중 하나가 어느 마을에서 죽음을 맞게 되었다.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모두 이번 경우에 만은 그들이 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우는 모습을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부랴부랴 모여 들었다. 그런데 나머지 두 수도승이 친구의 시신 옆에 서서 배꼽이 빠져 나가라고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은 모두 당황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웃고 있는 두 수도승에게 이번만은 좀 설명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처음으로 질문에 대답했다.
“우리는 단지 죽은 이 친구가 이겼기 때문에 웃는 것이오. 우리는 늘 궁금했었소. 우리 셋 중 누가 먼저 죽을지. 그런데 이 친구가 먼저 죽은 것이오. 이 친구가 이긴 것이오. 그래서 우린 웃었던 것이오. 이 친구는 참으로 오랜 세월을 우리와 함께 했소. 함께 웃고 서로의 존재를 즐겼던 것이오. 그런 그를 마지막으로 환송하는 마당에 웃지 않고 달리 무얼 한단 말이오.”
화장하는 날 온 마을이 슬픔에 잠겼고 사람들이 화장터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살아 있는 두 사람과 죽은 그 사람이 웃으면서 농담을 주고 맏는 것이 아닌가. 죽은 사람이 갑자기 깨어나 말을 걸었기 때문이었다.
“이보게들, 수의로 갈아 입히지 말게. 그리고 목욕시킬 필요도 없네. 난 한번도 더러워진 적이 없잖나. 평생을 웃음 속에서 살아온 날세. 그런 내게 더러운 것이 쌓일 틈이 있었겠나? 웃음이란 항상 젊고 신선한 것이지. 그러니 목욕도 수의도 다 필요없네.”
두 친구는 그에게 경의를 표하고는 시키는데로 하였다. 그들은 장작 더미에 그를 눕혔다. 막 불을 붙이자 갑자기 뻥뻥뻥 하면서 폭죽이 터져나왔다. 그의 몸 속에 폭죽이 감춰져 있었던 것이다. 화장터는 일시에 웃음이 터지며 축제에 휩싸였다.
우주의 농담을 이해할 때 우주적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 웃음은 어느 누구에게도 향하고 있지 않다. 그것은 삼라 만상을 있는 그대로 느꼈을 때 터져 나오는 웃음이다. 이 우주가 너무도 터무니 없기 때문이다.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