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길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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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조상현
SUBJECT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波紋)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을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구비구비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해를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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