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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조상현
SUBJECT   무지개의 전설 - 조상현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엔 세상엔 하늘과 땅, 그리고 태양만이 살았습니다.
하늘은 땅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땅은 하늘의 마음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하늘은 햇님에게 자신의 사랑하는 마음을 땅에게 보여주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태양은 하루에 한번씩 자신의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그러자, 세상은 어두워지고 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아름다운 사랑의 꽃들이 피어났습니다.
그 눈부심에 반해서 땅도 드디어 하늘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운명은 그들의 사랑을 결코 허락해 주지 않았기에, 그들은 하나가 될 수 없었습니다.
하늘은 내려다 보고, 땅은 그렇게 쳐다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언제까지나 그들은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멀리서 태양만이 안타까워 하고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하늘은 슬펐습니다.
그래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땅은 하늘의 눈물로 꽃을 피워서 하늘을 위로 하기도 하였답니다.
땅은 위대했습니다.
자신의 운명을 거역하고, 하늘에 닿으려 산을 치솟게 하고, 나무들을 하늘을 향해 뻗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다 소용이 없었습니다.

하늘은 너무도 슬퍼서 눈물을 쏟고, 고함도 질러보고, 눈부신 빛을 땅을 향해 던져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주어진 운명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땅도 절망해서 모든 나무에 잎사귀를 떨구고, 그 화사함을 잃어 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때 하늘은 따스한 사랑의 흰 꽃가루를 대지에 뿌려서 땅을 포근히 감쌌습니다.
가끔은 하늘이 슬퍼할때, 태양이 나타나서 일곱 색깔의 영롱한 무지개로 둘을 이어주기도 했답니다.

아 ! 위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오늘에도 하늘이 슬퍼서 비를 뿌리고, 강이 되어 땅을 스다듬고, 슬픈 바다가 되어 땅의 가슴에 하염없이 고이고 있습니다.
땅은 자신의 가슴에 고인 슬픔의 눈물을 다시 새하얀 구름으로 만들어, 하늘로 보냅니다.
그럼 하늘은 다시 그 슬픔을 모아서 비를 만듭니다.

멀리서 태양이 이들의 사랑을 오늘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1993년 원본 이야기. 94년 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 낙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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